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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etic

ー 코스매틱,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라.

▶ 신입 사원 교육식 때마다 대표는 이런 말을 하곤 했다. 2030년에 세워져,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는 이 IT 기업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코스매틱이 세워진 해 출시된, 최고의 보안 프로그램 <신데렐라>는 수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후로도 개발하는 프로그램마다 전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큰 히트를 쳤기 때문에, 코스매틱은 IT 계열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저명한 기업이 될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전 세계에서도 손 꼽힐 정도의 규모를 지닌 대기업. 직원 복지도 좋고 워낙 명망 있는 기업이기에 많은 이들이 이곳에 취업하기를 희망하기도 한다. 그런 코스매틱에서는 예전부터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을 운영해왔는데, 이번에 진행하게 된 것이 바로 <무도회의 인어공주>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 : 머메이드>라 불리기도 하는 이 프로젝트에, 코스매틱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무도회의 인어공주

ー 잃어버릴 그대의 기억을 위해, 진혼곡은 울려 퍼졌다.

▶ 설립 20주년을 맞이하여 코스매틱에서 진행 중인 새 프로젝트. 모티브는 <기억>과 <물거품>이다. 삶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던가. 최첨단 기술을 탑재하여 만들어진 인공지능 프로그램 <인어공주>는 모두의 과거를 물거품으로 만들어주고자 개발되었다. 마치 동화 속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된 것처럼,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을 한 순간에 없어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특정 기억을 제거해준다고 해서, 별 부작용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고 싶은 이들은 그저 며칠 동안만 프로그램 세계 속에서 행복하게 살다 오면 된다. 그가 바라던 모든 것이 갖추어진 이상향의 어딘가에서 잠시의 세월을 보내면 그것으로 끝이다.

▶ 보안 프로그램도 모자라, 누구나 한 번 쯤은 상상해봤음직한 '기억을 없애주는 프로그램'을 만들다니, 코스매틱이 <무도회의 인어공주>를 발표한 당일날 세간은 무척이나 떠들석했다. 언제 프로그램을 출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직 발매되지도 않은 프로그램을 벌써부터 구매하겠다던 사람들도 많았다. 그렇지만 대표는 그들을 태연하게 응대하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리고서는 또 한 번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발언을 한다. 바로, 처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볼 사람들을 코스매틱 자사에서 직접 뽑을 것이라는 것. 즉, 베타테스터를 공개 모집하겠다는 것이었다. 웬만하면 베타테스터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코스매틱에서 이러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었다. 메스컴은 "과연 어떠한 사람들이 베타테스터로 선정될까, 그 기준을 알아보자" 따위의 보도를 쏟아낼 뿐이었다.

▶ 코스매틱의 신개념 인공지능 프로그램, <인어공주>를 시연하기 위한 프로젝트 <무도회의 인어공주>는 실로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었다. 몇 시간 남짓한 프로그램 발표식을 위해 수 억 원의 거금을 들여 리조트를 빌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외에도 코스매틱이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규모만 해도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자 이 프로젝트의 베타테스터가 되어보고 싶다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베타테스터 모집 첫 날에는 사이트가 인원을 감당하지 못하고 터져버릴 정도였다.

▶ 당신은 어떤 방법으로든 코스매틱의 베타테스터 모집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서는 장난이었든, 진심이었든 간에 모종의 이유로 베타테스터 신청을 하려는 참이다. 정말로 기억을 지워주는 프로그램은 실존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기억을 지우고 싶은 것일까.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신청서 비공개 란의 최하단에 "무언가를 계속 잃고는 한다."를 캐입으로 기술하여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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